5월 11일 부활 제5주간 목요일
“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.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
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한다”(신명 6.4-5). 전통적으로
유다인들은 열세 살이 되면 ‘쉐마 이스라엘’(이스라엘아, 들어라![신명 6.4-9 참
조])이라는 말씀에 따라, 일정 본문이 적힌 양피지가 든 작은 성구갑(테필린)
을 가죽끈으로 묶어 머리와 손목에 찹니다. 또 대문과 문설주에도 성구를
넣은 ‘메주자’를 붙여 그것을 만지고 입을 맞추며 하느님의 계명을 되뇌입니
다. 하느님의 말씀을 머리와 손목에 차고 집에 드나들 때마다 만지며 늘 기억
하고 삶에서 실천하려는 열정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도 귀감이 됩니다.
하느님의 ‘참포도나무’이신 예수님께서는 가지인 우리가 당신께 붙어 있
어야 한다시며(요한 15.1-9 참조), 그분 안에 머무는 확실한 방법을 알려 주셨
습니다. “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.” 우리는 사
랑의 이중 계명(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)과 십계명은 물론이고, 신자들의 영
적 선악을 위하여 교회가 정한 규정들도 소중히 여깁니다. 이를테면 모든 주
일과 의무 축일에 미사 참례, 적극적인 성사 생활, 잦은 영성체와 규칙적인
고해성사, 혼인법 준수, 자녀들의 신앙 교육, 교회 유지와 지원, 선교와 사도
직 참여 등입니다.
“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”(14.15). 계명은 나를 가두
는 ‘벽’이 아니라, 거룩함과 사랑 안에 머무르도록 지켜 주는 ‘울타리’입니다.
계명을 의식하며 사는 이라야 그것을 거울삼아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있고,
끊임없이 의로움을 되찾으며 하느님께 돌아갈 수 있습니다. ⊕
-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